보드게임 하다가 진짜 싸운 적 있으신가요?
있으시죠? ㅎㅎ 저도 치고박고 싸운건 아니지만 뭔가 모르게 삐진 상대방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ㅎ
부루마블 하다가 내가 상대방 땅에 딱 걸렸는데 아무렇지 않게 "어 미안~ 또 왔어? 그렇게 좋았나보네?ㅋㅋ" 하고 웃으면서 손 내밀 때 그 얄미움. 내가 열심히 전략 짰는데 상대가 운으로 뒤집어버릴 때의 그 허탈함.
근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나서 더 친해지는 게 바로 보드게임 입니다.
같이 웃고, 같이 억울해하고, 같이 환호하는 그 과정 자체가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거든요. 밖에서 비싼 돈 쓰는 데이트보다 집에서 보드게임 하나로 훨씬 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왜 보드게임이 커플 취미로 좋을까
일단 돈이 많이 안 듭니다.
보드게임 하나 사두면 수십 수백 번은 할 수 있고, 친구들 불러서 같이 해도 되고, 크기나 부피가 그렇게 크지않으니 장에 넣어두기도 좋고, 비 오는 날 집에서 딱 꺼내 쓰기도 좋아요.
그리고 이거 중요한데요.. 스마트폰을 내려놓게 만드는 거의 유일한 활동이기도 합니다;
요즘 같이 있어도 각자 폰 보는 커플이 많잖아요. 보드게임은 구조상 상대방을 안 볼 수가 없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표정을 읽고, 반응을 살피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오래된 커플일수록 이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커플 상황별 추천 보드게임 7가지
1. 할리갈리 (난이도 ★☆☆ / 반응속도 싸움)
과일 그림이 5개 맞춰지면 종을 치는 단순한 게임인데, 반응속도 차이가 나면 꽤 억울합니다. ㄷㄷ
처음 보드게임을 시작하는 커플에게 딱 맞아요. 규칙 설명이 1분도 안 걸리고, 게임 한 판에 3~5분이라 여러 번 할 수 있습니다.
2. 루미큐브 (난이도 ★★☆ / 두뇌 싸움)
숫자 타일을 조합해서 먼저 다 내려놓는 게임입니다. 상대 타일 배치를 보면서 전략을 짜는 재미가 있고, 한 판에 20~30분 정도 걸려요.
같이 머리를 쓰는 게임이라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서 대화보다 눈빛 싸움이 많아집니다. ㅎㅎ
3. 텔레스트레이션 (난이도 ★☆☆ / 웃음 보장)
그림을 그리고 다음 사람이 그걸 보고 단어를 맞추고, 또 그 단어를 그림으로 그리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진행될수록 처음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데 그게 너무 웃깁니다.
둘이서 해도 되지만 친구 커플이나 가족과 함께하면 더 폭발적으로 재밌어져요.
4. 스플렌더 (난이도 ★★☆ / 전략 게임)
보석 토큰을 모아서 카드를 구매하고 점수를 쌓는 게임입니다. 단순해 보이는데 상대 전략을 읽고 방해하는 요소가 있어서 꽤 치열해집니다.
전략 게임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이게 취미가 될 수도 있어요.
5. 디셉션: 홍콩의 살인 (난이도 ★★★ / 심리전)
한 명이 범인이 되고 나머지가 수사관이 되어 단서를 찾아내는 게임입니다. 4명 이상일 때 빛을 발하지만, 둘이서도 변형 룰로 즐길 수 있어요.
상대 표정 읽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평소에 포커페이스인 사람이 의외로 약하다는 걸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6. 파차마마 (난이도 ★★☆ / 협력 게임)
둘이 힘을 합쳐서 미션을 클리어하는 협력형 보드게임입니다. 경쟁 게임은 한 명이 너무 잘해서 싸움이 날 것 같은 커플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같이 이기거나 같이 지거나. 공동 운명이 오히려 유대감을 더 빠르게 만들어줍니다.
7. 사랑을 말해요 (난이도 ★☆☆ / 대화형 게임)
카드에 적힌 질문에 서로 답하는 방식의 커플 전용 대화 게임입니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 것 같아?", "지금 가장 고마운 점 한 가지는?" 같은 질문들이 나옵니다.
오래된 커플일수록 더 진하게 즐길 수 있어요. 게임이라기보다 대화 도구에 가까운데, 평소엔 잘 안 하는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보드게임 나이트(Board Game Night)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
분위기를 조금만 세팅해두면 그냥 게임하는 것과 체감이 달라집니다.
테이블에 간식 하나 준비해두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져요. 팝콘이나 과자, 좋아하는 음료 하나.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조명을 좀 낮추거나 캔들 하나 켜두면 은근히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보드게임 하는데 분위기까지 잡으면 좀 오버 아닌가 싶지만 막상 해보면 꽤 좋아요.
내기 요소를 하나 추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진 사람이 설거지 하기, 진 사람이 다음 게임 정하기, 진 사람이 마사지 해주기 등 가벼운 내기가 게임에 집중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ㅎㅎ
커플 보드게임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이기는 것에 너무 집착하면 분위기가 망가집니다.
경쟁 게임은 구조상 한 명이 지게 되어 있는데, 진 사람 기분 맞춰주기는커녕 "내가 뭐랬어", "거봐 내 말대로 했어야지" 하는 순간 그날 저녁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보드게임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즐기는 게 목적이라는 걸 늘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한 명이 규칙을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려다 강의가 되는 상황도 조심하세요. 설명은 짧게, 첫 판은 틀려도 괜찮다는 분위기로 시작하는 게 훨씬 오래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무리 – 가장 저렴한 데이트가 가장 오래 기억됩니다
비 오는 주말 오후, 배달 시켜놓고 보드게임 하나 꺼내는 것.
그 시간이 생각보다 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특별한 레스토랑, 비싼 공연보다 소소하게 집에서 같이 킬킬거리며 보낸 저녁이 나중에 더 선명하게 떠오르거든요.
이번 주말에 보드게임 하나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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