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뭐할까? 자기, 나랑 뭐 해보고 싶었었어?
연애 초반엔 이 질문을 자주 합니다. 같이 어디 가고 싶다, 이런 거 해보고 싶다, 나중에 이런 데서 살고 싶다. (야한것도 포함이겠지만 초반엔 금물이죠?ㅋㅋ)
근데 시간이 지나면 이런 대화가 줄어들어요. 바쁘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하고, 굳이 말 안 해도 알겠지 싶기도 하고.
그 대화가 줄어드는 순간부터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조금씩 흐릿해지기 시작합니다.
버킷리스트는 그 대화를 다시 꺼내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같이 꿈꾸는 것들을 종이 위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관계에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버킷리스트가 단순한 목록이 아닌 이유
버킷리스트를 같이 작성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드러납니다.
상대방이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어떤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미래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나는 언젠가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해보고 싶어"라는 말 하나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 방향을 보고 있는지도 확인이 됩니다.
그리고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생기는 성취감과 공유된 기억이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 저거 같이 했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관계의 역사가 쌓이는 거예요.
커플 버킷리스트 작성하는 방법
준비물
종이 두 장과 펜 두 개면 충분합니다.
앱이나 노트북보다 손으로 직접 쓰는 걸 추천합니다. 쓰는 속도가 느려서 오히려 더 깊이 생각하게 되거든요. 나중에 손글씨로 쓴 버킷리스트를 보는 감성도 있고요.;;
1단계. 각자 먼저 써보기
먼저 각자 따로 쓰세요. 상대방 눈치 보지 말고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적어보는 겁니다.
현실 가능성 따지지 말고, 거창해도 괜찮고 소소해도 괜찮습니다. 일단 떠오르는 것들을 다 쏟아내는 게 1단계입니다.
10개든 30개든 상관없어요.
2단계. 서로 공유하기
다 쓰고 나서 서로 보여주세요.
상대방 목록을 보면서 "어 이거 나도 하고 싶었는데", "이런 거 하고 싶었어?" 하는 반응들이 나옵니다. 몰랐던 상대방의 바람을 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화가 꽤 길어집니다. 한 항목 하나하나에 이유가 있거든요.
3단계. 공동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두 목록 중에서 둘 다 하고 싶은 것들을 골라 공동 버킷리스트로 만드세요.
겹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고, 의외로 적을 수도 있어요. 겹치는 게 적어도 괜찮습니다. 상대방 목록에서 "이거 같이 해줄 수 있어"가 되는 것들도 추가하면 됩니다.
공동 목록에는 보통 20~30개 정도가 적당합니다.
4단계. 난이도별로 분류하기
공동 버킷리스트를 세 가지로 나눠보세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것들, 언젠가 꼭 해야 할 큰 것들.
분류해두면 버킷리스트가 그냥 목록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이루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커플 버킷리스트 예시 – 이런 것들 넣어보세요
소소한 것들 (당장 할 수 있는 것)
- 처음 만난 장소 다시 가보기
- 같이 야식 시켜먹으면서 밤새 영화 보기
-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식 직접 만들어주기
- 서로 몰래 편지 써서 주기
- 둘만의 비밀 암호나 별명 만들기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것들
- 국내 가보고 싶었던 도시 여행하기
- 커플 클래스 하나 등록하기
- 함께 봉사활동 해보기
- 일출 같이 보러 가기
- 드라이브스루 영화관 가보기
언젠가 꼭 해야 할 큰 것들
- 해외여행 둘이서 배낭여행으로 가기
- 우리 둘만의 공간 꾸미기
- 같이 악기 하나 배우기
- 마라톤 완주하기
- 우리가 좋아하는 작가 북콘서트 가기
버킷리스트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두기
서랍 속에 넣어두면 잊어버립니다. 냉장고나 침실 벽에 붙여두면 매일 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거 언제 할까" 하는 대화가 생깁니다.
이뤘을 때 체크하고 기념하기
하나 이뤘을 때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작은 항목이어도 체크하고 짧게 기념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습니다.
"우리 이거 드디어 했다"라는 감정이 다음 항목을 이루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사진으로 기록 남기기
버킷리스트 항목을 이룰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세요. 나중에 그 사진들을 모아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같이 해왔는지가 눈에 보입니다.
1년에 한 번 업데이트하기
1년이 지나면 버킷리스트를 다시 꺼내보세요. 이룬 것들에 체크하고, 새로 하고 싶어진 것들을 추가하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지워도 됩니다.
사람이 변하듯 버킷리스트도 변합니다. 그 변화를 같이 확인하는 것 자체가 대화가 됩니다.
버킷리스트 작성할 때 주의할 것
한 명의 의견이 너무 강하게 반영되면 상대방이 억지로 따라가는 목록이 돼버립니다.
진짜 공동 버킷리스트가 되려면 둘 다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어야 합니다. "네가 하고 싶다니까 나도 할게" 수준의 항목은 빼는 게 낫습니다. 막상 하게 되면 한 명이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너무 거창한 것들만 넣으면 이루지 못하는 목록이 됩니다. 크고 작은 것들을 섞어서 빠르게 체크할 수 있는 항목도 넣어두는 게 지속성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마무리 –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이 가장 좋은 동반자입니다
연애나 결혼에서 중요한 게 여러 가지 있지만,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느냐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결정합니다.
버킷리스트는 그 방향을 확인하는 도구이기도 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지도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저녁 각자 종이 한 장에 하고 싶은 것들을 쭉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상대방 목록을 보는 순간 새롭게 설레는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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